새끼 고양이의 마음을 훔치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친해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싶을땐 고민없이 츄르가 정답이죠.
3대 째 마당에서 살고 있는 마당냥이들 중에 어른 냥이들은 츄르의 맛을 알고 있어서 간식 주는 건 귀신같이 알고 달려오거든요?
그래도 경계심 심한 어미 냥이는 절대 곁을 주지 않아서 그릇에 따로 짜서 츄르를 주곤 해요.
근데 아직 새끼 고양이는 어미 냥이 만큼 경계심이 심하진 않으니, 츄르를 주면서 쓰다듬어도 보고 친해져 볼 계획입니다.
22년 9월의 모습이구요.
주기적으로 츄르도 주면서 손도 타게 하고 했어야 경계심을 좀 허물고 친해질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시골에 자주 못가서 관계 형성을 못했지 뭐에요. 지금은 만지기도 전에 저 멀리 도망가버리는 수준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만....
츄르 덕에 만져도 보고 핥음도 당해보고(?) 했던 날들의 추억 속으로 떠나봅니다.
경계심이 심한 아기 고양이 백미입니다.
그래도 어미 고양이 모아에 비하면 어리고 호기심도 많아서 간식으로 쉽게 회유할 수 있는 녀석이에요.
정말 새하얀 털에 하늘색과 흰색을 섞은 얼음 같은 색의 눈을 가졌어요.
우리집 마당냥이 중에 가장 미묘입니다.
사람 인기척이 나면 늘 저렇게 어딘가에 몸을 숨기고 있고요.
자 이녀석에게 생애 처음일 츄르를 맛보여 주려고 합니다.
저희 집냥이 츄르를 좀 훔쳐왔어요.
심쿵 주의 !!!
아니 이렇게 쉽다구요?
츄르 꺼내서 냄새를 슥 맡게 하니까 금세 다가와서 제가 주는 걸 받아먹더라구요.
엄마 냥이는 이 정도로 가까이 다가온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역시 새끼의 식욕이란!
가까이서 보니 눈이 호수네요 호수.. 정말 귀엽습니다.
심장이 아픈 귀여움.
이 때는 코도 꼬질꼬질하고 그랬는데, 닦아주고 싶어도 만지려고 하면 후다닥 가버리는 녀석들이라
코를 닦아준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츄르 짜주는거 와서 먹어주는게 어디에요. 감동 그잡채..
정말 작은 것 보이시나요?
분명 겁이 날텐데 겁나도 다가와서 먹을 만큼 츄르의 힘은 이렇게나 강력합니다..
귀여운거 영상으로도 보세요
츄르를 처음 맛본 새끼 고양이의 폭풍 먹방!
끄아 눈에 빠져들 것 같아요.
조금만 사람 손을 탈 줄 아는 고양이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너무 쓰다듬고 싶은데.
츄르 먹이면서 그래도 머리 슬쩍 쓰다듬어도 봤는데 먹느라 정신이 팔려 모르는 것 같더라구요.
이렇게 일주일만 더 했더라면 친해졌을텐데.. 몇 개월에 한 번씩 가다보니 볼 때마다 낯설어 하더라구요.
좀 남은 츄르를 손에도 한 번 짜서 줘보았습니다.
설마 이거 먹을까 하는 반신반의 마음으로... 두근두근.
과연 먹어줄까요?
제가 보고도 놀랐어요!!
손가락에 있는 츄르도 먹더라구요.
경계심은 어디다 갖다 버린거니...?
역시 새끼 고양이일때 이렇게 손도 핥게 해주고 하면서 친해지는 건가봐요!
여기서 더 발전이 있었다면 드라마였겠지만....
그 후로 3개월인가 부모님 댁에 가지 못해서 그 사이 백미는 훌쩍 자라버렸다고 합니다...
곧 설이니까 츄르 잔뜩 사들고 가서 다시 시도해봐야겠어요.
몇 주전에 갔을 때 경계심이 식욕을 이겼던 것 같은데, 이번엔 어떨지!
엄마한테 주기적으로 츄르 주고 먹이면서 손 좀 타게 해달라고 해볼까 생각하고 있는데,
군식구들이 많아서 새끼 냥이에게만 츄르 주면서 다가가기도 쉽지 않더라구요.
츄르 맛을 알아버린 고양이들은 문만 열어도 몰려오거든요. (우리집 마당냥이들 제외, 사람 좋아하는 군식구들 한정)
오늘은 이 정도로 친해졌던 때를 추억하며,
다음은 군식구들(옆집 고양이들이지만 우리집에 얹혀사는) 소개도 한 번 해볼게요!
'취향의 발견 > 시골냥이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냥이 두잇 스크래쳐 후기 마당냥이 새끼고양이 (0) | 2024.12.04 |
---|---|
시골 고양이 일상. 마당냥이들의 겨울나기. 길냥이 집 핫팩 (3) | 2023.02.08 |
시골 마당냥이 이야기 2 - 파란 눈의 새끼고양이 ‘백미’입니다 (1) | 2023.01.11 |
시골 마당냥이 이야기 1. 고양이 종이방석 사주기 (2) | 2023.01.06 |